설이나 추석처럼 연휴가 길 때 그나마 좀 푹 쉴 수 있는 날들이라 보통 명절 때 음식들 최대한 일 벌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.
그래서 평소에는 명절에 전은 주문해서 먹는 편인데 이번 설에는 냉장고에 자투리 야채들이 많이 보여서 다진 돼지고기만 있으면 될 거 같아 겁 없이 시도해 본 동그랑땡.
냉장고에 언제 산지 기억도 안나는 양파와 당근 대파가 보이고, 냉동고에도 언제 먹고 남은 부침가루가 보여서 마트에서 기름기 없는 다진 돼지고기랑 두부 두모를 사가지고 왔다.
평소 요리 잘 못하고 계량 이런 거도 잘 못하고 여기저기 블로그에 동그랑땡 만드는 법 참고하긴 하는데 무게까지 맞추는 것 까진 내 능력 밖이었다. ㅠㅠ
가지고 있는 당근, 대파, 양파 그냥 눈대중으로 모두 1 : 1: 1로 채 썰어서 넣었다. 그리고 마늘 한 스푼 정도 넣었다.
고기는 내 맘대로 2의 비율로 넣었고, 두부는 한모 반 넣었다. 계란은 4개 정도 넣으니깐 적당히 걸쭉한 거 같아서 4개...
부침가루도 대략 반죽이 뭉쳐질 정도로만 조금 넣었다. 부침가루 너무 많이 넣으면 동그랑땡 촉촉한 맛이 없어진다.
소금 간 적당히 하고 팬에 바로 구울 수 있게 적당한 크기로 동그랗게 먼저 말아주었다. 내가 옆에서 동그랑땡 동그랗게 준비하고 남편이 프라이팬에 구웠다.
이때부터가 오래 꽤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다. 부엌에서 하려다가 프라이팬 계속 보고 있는 게 심심하기도 하고 지겨워서 거실에 신문지 깔고 부르스타 켜서 넷플릭스 틀어놓고 그러고 구웠다.
재료 다 모아놓고 보니 양이 꽤 많았고, 속까지 잘 익혀서 부치느라 시간이 꽤 걸렸는데, 근데 막상 다 만들고 나니깐 또 생각보다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.
엄청 많이 만든 거 같은데 생각보다 동그랑땡 개수가 많지 않은 매우 신기한 상황 ㅋㅋㅋ 만들면서 계속 주워 먹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.
드디어 완성된 동그랑땡!
재료 준비하는 것보다 오히려 프라이팬에 굽는 게 제일 힘들었다. 두 명이서 같이 구웠는데도 시간도 오래 걸리고 동그랑땡 음식 하나 만든 건데 다 굽고 나니 온 집안에 기름 냄새나고, 몸에서도 기름 냄새 엄청났다.
어른들 명절 음식 준비할 때 넓적한 전기팬 쓰는 이유 완전 절실히 느낌. 일반 프라이팬에 전 부치면 진짜 하루종일 부쳐야 할 거 같다. ㅋㅋ
설 아침에 집으로 오는 사람이 있어서 다 씻고 만났는데도 나한테서 기름 냄새난다고 ㅋㅋㅋ
완전 요리 초보들이 만들었는데,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너무 맛있었다! 완전 감동! 매 명절에 만들 거 같지는 않지만 ㅋㅋ
가끔 기분 좋을 때 한 번씩 이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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